***** 부모 방까지 쭉 이어진 피를 따라갔다. 바닥에 떨어진 원 모양의 핏자국은 내 신발에 찍혀 발자국 모양으로 바뀌었다. 아아. 다음엔 어디를 찌를까. 여자애는 어떻게 피하려나. 들뜬 마음을 갖고 방 앞에 섰다. 분명히 부모 방의 문은 내가 열어놨었다. 하지만 지금 내 눈앞에는 굳게 닫힌 방문이 보였다. 이 녀석 제법 하잖아? 소리 없이 문을 닫을 걸까 아니면 내가 소리치는 사이 닫은 걸까. 둘 중 아무래도 좋았다. 마치 숨바꼭질을 하는 느낌이었다. 그 여자애한테는 목숨이 걸린 일이겠지만. 문을 잠글 시간적 여유는 없었나 보다. 문고리를 잡고 돌리자 손쉽게 문이 열렸다. 불이 꺼져서 방안은 어두웠다. 여자애가 죽음이란 공포를 맛보아서 그런지 방안은 조용했다. 보통 사람이었다면 그냥 넘어갔겠지. 하지..